월간 노동법률 | 2019.08.22

대법 전합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 아냐' ··· 최초 판결, 엇갈린 하급심 정리되나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판단한 최초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22일 전원합의체에서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 및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1심과 2심은 모두 복지포인트가 임금과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서울의료원은 2008년부터 시행한 선택적 복지제도 운영 지침에 따라 소속 임직원에게 매년 일정한 복지포인트를 지급해 왔다. 이 회사 복지포인트 제도에 따르면 포인트 한도 내에서 사전에 설계된 다양한 복리후생 항목 중 개인이 원하는 항목을 선택해서 누릴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서울의료원은 재직자에 대해 매년 1월 1일 공통포인트와 근속포인트를 배정해 1월과 7월에 균등 분할지급했다. 휴직자와 중도퇴직자, 신규 입사자에게도 일할계산해서 배정하고 지급한 바 있다.
 
이 회사 복지포인트는 직워 전용 온라인 쇼핑사이트인 인터넷 복리후생관에서 물건을 구매하면서 배정받은 복지포인트를 바로 사용하거나, 물품을 우선 구매한 후 복지포인트 사용신청을 해서 상당액의 돈을 환급 받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근로자들은 "복지포인트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회사를 상대로 복지포인트를 포함해 다시 계산한 연장근로수당과 이미 지급한 수당의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년 내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 양도가능성 없는 복지포인트는 임금 아냐

 
대법원은 복지포인트가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선택적 복지제도는 근로복지기본법에서 정한 제도"라며 "근로복지기본법 제3조 1항은 근로복지의 개념에서 임금을 명시적으로 제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택적 복지제도 연혁과 도입 경위에 비춰보면 이 제도는 임금 상승이나 보전을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라 복리후생제도로 근로자 욕구를 반영한 복지체계"라며 "종래 임금성을 가진 복지수당 위주에서 벗어나 비임금성 기업복지제도로 실질을 갖추기 위해 그 형식과 내용을 변화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점과 더불어 복지포인트의 실질적인 성격도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복지포인트는 여행, 건강관리, 문화생활 등으로 사용 용도가 특정돼 있고, 1년 내 사용하지 않으면 이월되지 않고 소멸하며 양도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볼 때, 임금이라고 보기 적절하지 않은 특성"이라며 "또 근로제공과 무관하게 매년 초에 일괄 배정되는 것을 봐도, 우리 노사 현실에서 이런 임금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별 사업장에서 단협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복지포인트를 임금으로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임을 볼 때, 복지포인트가 임금이 아님을 근로관계 당사자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대법원 4인은 반대 의견에서 "계속적-정기적으로 배정되고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사용자의 배정의무가 지워져 있는 복지포인트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금품이라고 봐야 한다"며 "복지포인트는 사용 용도에 다소 제한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해당 금액이 통화로 지급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 것을고 알려졌다.
 
이번 판결은 복지포인트의 통상임금성을 두고 판단한 최초의 대법원 판단이다.
이번 판결로 최근 하급심에서 극심하게 엇갈려 온 복지포인트가 통상임금이나 임금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기준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법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하급심에서 판단이 엇갈려 왔던 복지포인트의 임금성 및 통상임금성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논란을 정리했다"며 "향후 동일한 쟁점이나 유사한 사안의 해석지침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성 성신여대 법과대학 교수는 "복지포인트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형사처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해본다면 조금 명료해질 것"이라며 "다수 의견에 무리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복지포인트 임금성이 부정되더라도 비정규직과 정규직 차별문제서는 여전히 문제될 것"이라며 "복리후생수당이더라도 차별금지영역에는 포함되기 때문에 앞으로 복지포인트 관련 쟁점은 차별시정의 영역으로 제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월간 노동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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