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경제 | 2020.01.23

    <통상임금 2차 쇼크올까> 대법 '통상임금, 실제 근로시간으로 계산해야'...파장은?

    연장ㆍ야간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을 산정할 때 실제 근로한 시간으로 시간급 통상임금을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전에는 가산수당 산정 기준이 되는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출할 때 실제 근로시간이 1시간이라고 하더라도 1.5시간 근로한 것으로 간주했다.


     
    【 사건번호 : 대법 2015다73067,  선고일자 : 2020-01-22 】
    고정수당을 시간급으로 환산하기 위한 ‘총 근로시간 수’의 산정 방법




    #"시간급 통상임금 계산 시 가산율 적용, 근거 없어"


    ▲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전원합의체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대법관 민유숙)는 22일 버스기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A씨 등 7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 같이 판단했다. A씨 측은 각종 고정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가산수당 등을 재산정해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 등 7명과 회사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1일 8시간, 1주 40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 동안 일하기로 약정했다. 약정 근로시간에 대한 대가로는 '월급 또는 일급 형태의 고정수당'이 지급됐다.

    A씨 측은 회사가 통상임금에서 제외한 근속수당, 승무수당 등 각종 고정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정수당을 포함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연장ㆍ야간근로수당 등을 재산정하고, 그 차액을 회사가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유형의 사건은 보통 고정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고정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봤다. 쟁점이 된 문제는 고정수당을 시간급으로 환산하기 위한 총 근로시간 수를 산정하는 방법이었다.

    회사는 고정수당을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1.5시간으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장ㆍ야간근로수당 등 가산수당이 통상임금의 150%로 계산되기 때문에 연장ㆍ야간근로시간 1시간도 1.5시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근로자와 회사가 연장근로를 3시간하기로 약정했다. 이 경우 약정 근로시간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고정수당을 시간급으로 환산할 때 3시간이 아니라 4.5시간으로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 측 주장대로면 고정수당을 더 많은 시간으로 나누는 만큼 시간급 통상임금 액수가 줄어든다. 이는 기존 판례와 동일한 주장이다.

    반면, A씨 측은 실제 근로한 시간으로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 측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시간급 통상임금 액수가 커지기 때문에 회사가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금액이 늘어난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를 뒤집고 A씨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예컨대 1일 10시간(8시간+2시간) 근로에 대한 대가로 10만원의 고정수당이 지급됐는데, 이 고정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면 다른 정함이 없는 한 고정수당 시간급은 10만원을 10시간으로 나눈 1만원으로 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정수당 시간급을 산정하기 위해 필요한 약정 근로시간 수를 확정할 때 가산수당 산정을 위한 가산율을 고려해야 할 법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 수에 관한 가산율을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고정수당 시간급을 산정하는 방식에 대해 A씨 측과 회사 사이의 의사가 형성돼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또 "기존 판례에 따르면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해 근로하기로 함으로써 시간급 통상임금이 실제 가치보다 더 '적게' 산정됐다"며 "이는 연장 및 야간근로에 대해 가산임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판결 파급 효과 두고 의견 '분분'


    ▲대법원 청사(사진=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인데다 대법원이 보도자료까지 냈지만 이번 판결의 파급효를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판례대로 해석해 온 사업장이 있다면, 이번 판례 변경으로 통상임금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올 것이고 결국 연장ㆍ야간근로수당 등 통상임금을 기반으로 하는 각종 수당도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임금 소멸시효가 3년인 만큼 3년치 수당을 재산정해서 지급해야 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영식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통상시급이 오를 것이고 근로자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미 대부분의 사업장이 바뀐 판례대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큰 파급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밝혀진 내용만 보면 수당에 소정근로시간 외에 연장근로시간에 대한 부분도 포함돼 있는 등 임금 구조가 복잡하고 특이한 회사였던 것 같다"며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대가로서 수당을 지급하는 일반적인 사업장과는 다른 계산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배동희 법무법인 태평양 노무사도 "실제로는 바뀐 판결대로 가산율을 고려하지 않고 시간을 계산한 사업장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판결이 앞으로 유사한 사건에서 해석 지침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법정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는 근로시간을 약정한 근로자에게 지급된 일급 또는 월급 형태의 고정수당에 관하여 그 '시간급'을 산정하는 방식을 명확히 제시한 판결"이라며 "향후 동일한 쟁점 또는 유사한 사안의 해석 지침으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Posted by 곽용희 기자. 김대영 기자 (월간 노동법률)  kdy@elabor.co.rk








     

    출처 | 중앙경제
    [저작권자 (c)중앙경제. 본 자료는 저작권에 따른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