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 2021-09-09

축산 근로자는 '연장근로·휴일' 규정 예외…헌재 '합헌'


옛 근로기준법 63조 2호 헌법소원
재판관 5명 "바뀐 환경 고려해야"
"사용자·근로자 합의 가능해" 기각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축산농가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연장근로나 휴일에 관한 규정에서 예외로 둔 근로기준법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A씨가 옛 근로기준법 63조 2호에 관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5(헌법불합치)대 3(각하)대 1(기각)의 의견으로 합헌 결론을 내렸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8월부터 10월까지 한 조합법인이 운영하는 농장에서 소를 관리하는 업무를 했다. 그는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일했는데 이에 따른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해당 법 조항은 동물 사육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과 휴일 규정을 적용받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A씨는 축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제한 없이 연장근로를 하게 돼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는 축산업이 기후, 계절 등의 영향을 적게 받아 다른 업종의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근로시간 규제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헌재는 일부 재판관들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냈으나, 위헌정족수(6명)에는 이르지 못해 합헌으로 결론 내렸다.

유남석·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은 달라진 농림축산업 환경을 고려해 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헌법불합치로 판단했다.

해당 법 조항이 도입된 1953년에는 축산업이 날씨 등 자연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아 다른 업종과 같이 근로시간을 규정하기 어려워 이와 같은 예외 조항이 도입됐다.

그런데 최근 과학기술 발달로 자연의 영향을 덜 받을 수 있게 됐고, 축산농가에서도 경영·회계 등의 업무만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근로자가 늘어나는 등 축산업 근로환경에 변화가 생겼다는 게 이들 재판관의 판단이다.

해당 법 조항은 바뀐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근로시간·휴일 규정에서 예외를 둬 축산업계에서의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조장한다고 봤으며, 축산업처럼 일률적인 근로시간을 정하기 어려운 운송업은 특례조항이 있다는 점도 언급됐다.

다만 이영진 재판관은 "축산업 근로자의 경우에도 야간근로 수당이나 연차유급휴가 규정은 적용된다"며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합의마저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축산업이 대부분 영세해 규정을 전부 적용하면 인건비 상승이 우려된다"며 기각 의견을 냈다.

이 밖에 이선애·이은애·이종석 재판관은 A씨가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된 것을 알게 된 날로부터 90일이 넘어 헌법소원을 내 정해진 청구기간을 지났다며 각하로 결론냈다.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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