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 2021-07-22

현대차 노사 '잠정합의'…'高임금 인상에 쥐어짜기‧가격인상 부메랑' 우려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뤄냈다. 하지만 높은 임금 인상으로 인해 협력업체와 소비자가 오히려 피해를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울산=뉴시스]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14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올해 임단협 14차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 소위 '협력업체 쥐어짜기’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데다 임금 인상분이 차량 가격에 반영될 경우 소비자들은 이전보다 차를 비싸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 20일 2021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무분규 잠정합의했다.

합의안은 기본급 7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성과금 200%+350만원, 품질향상 및 재해예방 격려금 230만원, 미래경쟁력 확보 특별합의 주식 5주, 주간연속2교대 포인트 20만 포인트(20만원 상당),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10만원 지급 등을 담았다.

기본급 인상폭은 2015년(8만5000원), 성과·격려금은 2014년(870만원) 이후 최대다. 총액 기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등 일회성 지급액은 총 1806만원에 달한다. 현대차 생산직 평균 연봉이 지난해 8962만원임을 감안한다면 올해는 1억원을 넘는다.

다만 회사는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정년연장과 해고자 복직 등 인사·경영권을 침해하는 노조 요구에 대해선 수용하지 않았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가 정년을(최대 만 64세)까지 연장하는 것은 막았다. 그것은 회사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고, 사회 구성원들도 용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엔 노조가 이를 양보하면서 여러 가지를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합의안에서) 성과금 등 임금이 올랐다. 그런데 향후 수익이 줄어들었을 때 노조가 양보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문제는 한국GM이나 르노삼성처럼 글로벌 본사가 있는 업체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들이 무리한 요구를 해서 파업까지 이어지면, (글로벌 본사가) 인건비가 비싼 곳에 생산물량을 더 줄 이유가 없다"며 "생산 물량 배정이 줄어들면 결국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 잠정합의는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실적이 좋지 못한 완성차 업체들과 거래하는 하청업체들에 대한 쥐어짜기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7년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누적 적자만 3조원이 넘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7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임금인상에 따른 재원을 현대차가 혁신을 통해서 마련하지 않고, 납품 업체를 쥐어짜서 마련하게 되면 협력업체들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도 "다만 현대차는 지급 여력이 충분해서 임금을 올려주고도 회사가 돈을 벌수 있는데, 다른 업체들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규모의 경제가 안되어서 그만큼 임금을 올려주고는 돈을 벌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완성차 업체 노조에서는 현대차처럼 임금을 올려달라고 할 것"이라며 "한국GM 등 다른 업체들은 적자까지 보는 상황이다 보니 하청업체에 납품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GM 노사는 지난 5월 27일부터 13차례 임금협상 단체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측의 의견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한국GM 사측이 노조에 제시한 조건은 월 기본급 2만6000원 인상과 일시·격려금 400만원이다. 이는 기본급 인상이 7만5000원에 달하고 성과급으로 인당 1000만원 이상이 지급되는 현대차의 잠정합의안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업계는 현대차가 임금이 많이 오른 부분에 대해 한국GM, 르노삼성차 등 다른 업체 노조에서 동일한 대우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임금 인상에 따른 자동차 가격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호근 교수는 "현대차 기아가 노조 요구를 들어주면서 결국에는 차량 가격 상승이라는 소비자 피해로 전가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완성차 업체들이 하청업체에 부품 납품가 인하를 요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청업체 쥐어짜기 등의 우려 때문에 산업에 피해가 갈 수 있는데, 그런 것을 고려하지 않고 지속적인 임금 인상을 요구한다는 것은 귀족 노조의 행패라는 비난 여론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해 오는 27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투표에서 가결되면 올해 현대차 임단협은 마무리되면서 현대차 노사는 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간다.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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