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부당해고 사건 등 '노동분쟁 해결기관' 노동위원회(노동위)의 구제절차 진행 중 근로자가 계약만료 등으로 복직이 불가한 경우 노동위는 사업주가 근로자에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도록 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18일 중노위와 13개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가 참여하는 전국 노동위 위원장 회의를 비대면으로 열고 '내년도 노동위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 소속으로 독립성을 지닌 노동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이 참여해 노동쟁의,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등 노사 간 분쟁에 대해 조정·심판하는 준사법적 기관이다.



노동위에 따르면 근로자의 권리의식 신장 등으로 조정·심판 사건 접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접수 건수는 총 1만9434건으로 전년(1만6215건)보다 19.6% 늘었다.



그러나 특수고용직 종사자(특고)나 플랫폼 노동자 같은 새로운 고용 형태의 근로자성 여부 등 최근 노동분쟁의 쟁점이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분쟁해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노동위는 부당해고·정직 등 구제절차 진행 중 계약만료나 정년퇴직 등으로 근로자의 복직이 불가능한 경우 사업주가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도록 구제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그동안은 계약이 만료되면 '각하' 판정을 내려 근로자가 구제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계약이 만료되더라도 부당해고로 판단되면 해고 기간에 해당하는 임금 상당액의 구제 이익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2월 '부당해고 구제절차 중 정년퇴직 등의 경우 노동위에서 임금 상당액 지급의 독자적 구제이익 인정이 가능하다'는 대법원 판례도 영향을 미쳤다. 중노위는 내년부터 이를 본격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부당해고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관계 등으로 복직을 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합리적 수준의 금전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마련한 '보상금액 산정기준'을 통해 권리구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집단적·반복적 차별에 대해서는 개별 신청인에 대한 구제를 넘어 배액금전배상 명령을 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노동위의 직권조사 권한도 강화한다.



사용자가 대부분의 증거 자료를 갖고 있어 근로자의 부당노동행위 입증에 한계가 있는 경우 노동위는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관의 직권조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 활용은 저조했는데 서류제출 요구 등 이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근로자의 고용불안, 기업의 경영상 어려움 등을 감안해 부당해고, 휴업수당 감액 등 코로나19 관련 노동분쟁은 최대한 빨리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특고나 플랫폼 노동자 등 복잡한 노무공급 관계로 기존 노조법상 노동쟁의 조정이 어려운 사례의 경우 집단분쟁 조정을 제도화하는 등 노동분쟁을 적극 조정하기로 했다.



노동위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전직 판사, 법학 전문대학원 교수 등 노동·법률 전문가를 중심으로 공익위원도 적극 발굴한다. 또 조사관 역량 강화를 위해 변호사 등 전문인력 채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노위 판정이 법원에서도 유지될 수 있도록 사회적 영향력이 큰 사건이나 쟁점 사건 등은 해당 소송을 법률 자문단이나 외부 변호사에 위탁해 소송 수행의 전문성을 높이기로 했다.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은 '여전히 권리구제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노동분쟁이 양적·질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발전방안을 차질없이 이행해 노동위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노동분쟁 해결기관으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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