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고용노동부 산하 노사발전재단이 선정하는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노사 갈등을 빚고 있는 사업장이 여러곳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노사문화 우수기업 중 노동관계법 위반 현황'에 따르면 2018~2020년 인증을 부여받은 기업 115개사 중 3개사가 2017년 이후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노사문화 우수기업은 노사협력 및 사회적 책임에 모범이 되는 공공기관·중소기업·대기업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제도다. 1996년 협력적 노사문화 확산을 위해 시작됐으며, 올해의 경우 36개사가 인증을 부여받았다.



인증을 받으면 3년간 정기근로감독 면제, 군수물품 조달 적격 심사 시 우대, 세무조사 유예, 대출금리 우대, 신용평가 가산점 부여, 신용보증 한도 우대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하지만 실제 선정 기업들의 법 위반 사례를 보면 파업 참여 저지, 노조 간부의 사내 출입 저지 등 직접적 노사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증사 KB국민카드의 경우 회사 간부가 사내 설명회장에 들어오려는 노조 간부의 출입을 저지하고, 설명회에서 노조활동을 폄훼하는 발언을 진행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 KB국민카드는 노조 및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고용부 조치에 따라 검찰에 송치됐다.



올해 인증 기관인 국민연금공단 역시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노동관계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공단 지역본부장은 파업 전 전직원을 대상으로 파업에 따른 퇴직금 및 연차 감소 등 불이익 발생 가능성을 허위로 발언했으며, 일부 지역 분회장을 대상으로는 문자 발송을 통해 파업 참여를 방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우수기업으로 인증받은 SJ파워 역시 회사의 지역 소장이 2노조의 가입 활동과 관련해 1노조 측에 동요하지 말라는 식의 내용의 문자를 발송해 부당노동행위로 검찰에 송치됐다.



노사문화 우수기업 인증은 신청 자격 결격 사유로 ▲최근 3년 내 불법 노사분규 발생 사업장 ▲최근 3년 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산재 발생건수 등 명단 공표 사업장 ▲3년간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 등 체불로 명단이 공개된 사업장 등을 제외하고 있다.



여기에는 부당노동행위 등 노동관계법 위반은 포함되지 않지만 제도 자체가 노사간 협치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고용부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까지 결격 사유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부터 인증의 신뢰성을 높이고 선정 기업이 사회적 모범사로 인식될 수 있도록 노동관계법 위반 관련 감점 기준을 강화한 만큼 운영에 내실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부터 최근 2년 내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이 확인된 경우 관련 감점 조항이 신설됐으며, 최근 2년 내 노동관계법을 위반해 기소의견으로 송치된 경우에도 감점이 2배로 강화됐다. 임금체불의 경우 노사가 합의를 이뤘어도 추가 감점을 신설해 사태 재발을 방지토록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노동관계법 위반 등에 대한 지적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이 같은 사유에 대해 진입 장벽조차 막아버리는 것은 너무 가혹한 조치'라며 '올해부터 감점 기준을 강화해 적용하고 있는 만큼 부적절한 사례가 줄어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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