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 2019-07-08

경영위기 없는데 노조 근로자 해고…법원 “부당하다”

식음·조리 부문 다른 기업에 양도…근로자들 해고
법원 "긴박한 필요성 없었다…노력도 다하지 않아"
"해고는 노조 가입 이유로 이뤄져…부당노동행위"
출고일자 2019. 06. 28
associate_pic3
【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지난 6월28일 서울행정법원의 모습 2019.06.28.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경영상 긴급한 위기 없이 노동조합에 가입한 근로자들을 해고한 기업에 대해 법원이 "부당하다"고 제지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장낙원)는 제주 소재 A호텔 법인이 "부당해고로 판단한 재심 판정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A호텔은 지난해 4월 호텔의 식음·조리 부문을 다른 업체에 양도하면서 같은해 6월 해당 부분 근로자들을 경영상 이유로 해고했다. 호텔 노조 조합원 중 대다수는 식음·조리 부문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근로자들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고, 지방노동위원회는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A호텔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사직 의사를 밝힌 일부 근로자들을 제외하고, A호텔의 재심 신청을 대부분 기각했다. 그러자 A호텔은 소송을 냈다.

A호텔은 재판 과정에서 "수익이 감소해 기업 존속이 위험해짐에 따라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한 식음·조리 부문을 외부 기업에 양도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런데도 근로자들은 고용승계를 거부했다. 호텔로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어 부득이 정리해고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호텔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경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A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등 매출액, 영업이익 등 경영지표가 갈수록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종래에는 근로자들에게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다가 2017년에는 급여의 10%~30%에 해당하는 성과상여금을 지급했고, 새로 조리사를 채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A호텔이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A호텔은 식음·조리 부문 근로자들을 상대로 전환배치 또는 희망퇴직에 관한 의사를 재확인하지 않았다"며 "고용승계에 대해서도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숙고할 만한 기간을 부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해고 당시 A호텔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거나 해고를 피하고자 노력을 다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해 정당한 정리해고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A호텔의 정리해고가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했음을 이유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A호텔이 노조가 조직된 이후 노조 가입 근로자들에게 성과상여금을 지급하지 않은 방안을 고려했고, 노조에 적극적인 근로자들이 다수 근무하던 식음·조리 부문을 양도하려 했던 점, 노조 설립 이후에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은 점 등을 들었다.

재판부는 "A호텔의 해고는 근로자들이 노조에 가입했음을 이유로 이뤄진 것"이라며 "근로자들에게 노조에 가입하거나 노조원으로 활동하지 않도록 지시한 점, 노조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한 것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naun@newsis.com

출처 | 뉴시스
[저작권자 뉴시스. 본 자료는 저작권에 따른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목록보기